2011년 늦여름부터 친구들과 만나기 시작해 2011년 늦가을에는 회사를 차리고 여러가지 준비를 해 2012년 4월에 첫 장사를 하게된 내 생에 첫 사업. 이 사업에 대해서 블로그에 주절주절 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초반의 어려움과 열악한 조건을 극복하고 지금은 자리잡은 레스토랑 사업이다. 파트너들이 빠르게 확장하는 것을 좋아하고, 데리고 있는 애들도 키워주고 최대한 서포트 해주느라 생각만큼 큰 돈을 벌 수는 없는 사업이지만, 우리가 욕심내서 우리 배를 채우려고 한다면 왠만한 앨리트 샐러리맨은 저리 가라고 할 정도로 성장해버린 회사.


내 미래를 위해 몇달이 넘는 시간동안 심사숙고 후, 내 커리어는 컴퓨터와 떨어져 생각할 수 없었기에, 아쉬움과 안타까움, 고마움과 미안함을 뒤로 하고 (IT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그 사업에서 이만 손을 떼려고 한다. 더군다나 내 삶에 큰 변화가 있었고, 더 이상 신경을 쓸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서, 적당한 선에서 물러나는 것이 나를 위해서도, 그리고 회사를 위해서도 제일 나은 방안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2000년대 후반에 트위터를 활용한 푸드트럭들이 서부에서 히트친 사연 등등을 보고 IT의 중요도가 푸드트럭에서 떨어진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궁금한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 물론 푸드트럭만을 위한 플랫폼들이 존재하지만, 그런 플랫폼들은 신기술이 아닌 기술의 활용방안 중 하나일 뿐이며, 내 커리어는 아무래도 기업용 소프트웨어 PM쪽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푸드트럭을 시작하고 난 후, 1년쯤 있다가 보스턴에서도,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도 푸드트럭 열풍이 불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아마 지금도 불고있으려나?


우리의 첫번째 트럭, Mr. Lee



남들이 보기엔 "와, 밥차네?" 혹은 "푸드트럭 할만하냐?', 아니면 "왜 푸드트럭인지?" 등등, 신기해하기보다는 무시하는 것 같은 느낌이 더 강했지만 (어쩌면 자괴감이었을 수도?), 우리는 부모님들과 친척들의 응원에 힘입어 꿋꿋이 성장해 나갔다.


요식업이 남들 눈엔 뭔가 안락하고 편안한 것처럼 보이나 싶었던 적이 한두번도 아니고, 특히 모국인 한국에서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혹은 은퇴를 하고 요식업을 시작했다 말아먹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까웠다.


내 경험으로는... 몸은 몸대로 힘들고, 요리는 요리대로 맛있어야하며, 작업장은 상시 청결해야 하고 비지니스는 비지니스대로 알아야 꾸려갈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식사업이지, 사람들이 무턱대고 '동네 치킨집 잘 되니까', 혹은 '저 앞에 카페는 손님이 많으니까'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에 모았던 돈 탈탈 털고 빚내서 시작해서 쉽게 성공할 수 있는 일은 확실히 아니다. 건강하지 않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커왔는데, 살다살다 피를 토했던 적이 이때였으니...


뒤돌아 보자니 금요일 퇴근 후 바로 키친으로 달려가서 닭고기 다듬고, 양고기 볶고, 육수 우려내고, 밥 해놓고 나면 토요일 새벽 2시가 훌쩍 넘는 시간이었지만, 그 다음날 아침에 또 7시에 달려가 음식도 데워야 하고 그날 하루 장사 준비를 해야하는 일을 주말동안 견뎌내는 스케쥴인데 몸이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눈이 내리면 푸드트럭 자리는 항상 나중에 정리가 되었기에 우리 불쌍한 직원들은 직접 길을 뚫었다...



겨울매우 춥고 여름매우 더운, 불량한 근무환경 속에서 토요일 하루종일 트럭 지키면서 세 그릇만 팔아본 적도 있고, '하루에 100그릇만 팔 수 있다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지만, 추위와 더위에 고생하는 우리가 불쌍해서인지 아니면 정말로 음식이 맛있어서인지, 사람들이 아껴주기도 했고 우리도 매우 열심히 살아왔기에 다행스럽게도 매년 가파른 성장을 반복하며 multi-million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올해 초에는 수십평이 넘는 우리만의 가게를 오픈하기도 했고.


회사가 좀 너무 가파르게 성장하다보니 삐그덕 거리는 부분도 없잖아 있지만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 회사를 보면 매우 뿌듯했었는데...


이런 저런 일들이 더 많이 있었지만 매년 4월 차이타나운에서 진행했던 annual celebration 파티는 항상 즐거웠고, 이 사업체의 한부분 한부분이 전부 그리울 것 같다.


Chicken & Rice Guys의 앞길을 행운이 틔어주길. 앞으로 내 인생엔 어떤 일들이 더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