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서툰 잡담 ::

지갑을 잃어버렸습니다.


사람은 죽을 때가 되면 안하던 짓을 한다고들 하죠? 전 오늘 안하던 짓을 두개나 했더니 일진이 사나웠습니다.

제가 평상시에 아침을 먹지 않고, 지갑은 항상 바지주머니에 넣었지요. 그런데 오늘은 아침도 먹었고 지갑은 왠일로 자켓주머니에 넣었습니다.

뭐, 생각지도 못하고 그냥 행한 일들이긴 했습니다만, 전 죽을 때가 된건 아니고 재수에 옴이 붙더군요... 다름이 아니라 전철역에서 자켓주머니에 있던 지갑이 빠져버린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지갑 안에 명함을 몇 장 넣어두었기에, 어떤 사람이 주워서 저에게 이메일을 보냈었습니다. 찍힌 시간을 보니 오후 1시 54분에 메일을 보냈더군요. 제가 아마 그 전철역에 있었던 시점이 1시 25분쯤이었으니 30분이라는 간격이 있었던 셈이고, 제가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발견한 시점이 2시 10분정도.

이메일 설정을 1시간마다 받도록 해두었기 때문에 (아마 매시 30분경에 메일 다운로드를 하나 봅니다) 전화를 하는 도중에 어떤 메세지가 도착했다고 울렸는데, 그때는 은행에 전화를 하여 모든 카드를 정지시키고 있었을 때라서 확인을 하지 못했지요.

은행이 참 웃긴게 ATM/데빗카드는 ATM 고객센터에서 정지시킬 수 있지만, 신용카드는 신용카드부서원에게 직접 말해야한다더군요.

은행에 전화를 하는데 저를 너무 당황스럽게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상담원이 "마지막 거래"의 장소와 액수를 물어보는 것입니다! 순간 너무 당황스러워서 대답을 못했지만, 마침 오늘 아침에 은행에서 이메일이 왔던 것을 기억해 냈습니다. (목요일 저녁식사를 하고 데빗카드가 아닌 크레딧카드를 썼었는데, 제가 50불이 넘는 금액이 결제되면 이메일로 알려두기 설정을 해놓았던게 다행인 듯 합니다). 그래서 결국 그것을 기억해 내고, 데빗카드가 아닌 크레딧카드 거래내역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몇가지 본인확인 질문을 더 해보고 카드를 정지시켜주더군요. 신용카드부서와 통화할때는 전 상담원이 연결시켜주어 약간 더 수월했습니다만, 비슷한 절차를 거쳤습니다.

통화를 종료하고 이메일을 확인해 보았더니, 어떤 사람이 자신이 내 지갑을 주웠는데, 어떻게 돌려주면 좋겠냐는 문의였습니다. 옆에서 "그냥 Lost & Found에 맡기면 되지 왜 들고있을까?"라는 질문을 제시하였는데, 조금 나중에 확인해보니 lost & found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만 한다는 것을 알게되었구요.

그리고 마침 아버지께서 엊그제 한국을 가셨기에 전화를 드려, 제가 쓰지는 않지만 (안쓴지 약 3년이 다되가는) 아버지의 카드를 한장 들고있어서 그것도 정지시켰지요.

카드들을 다 정지시키고 나니까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운전면허증인겁니다! 세월아 네월아 하며 목빠지게 그 사람의 연락을 기다려보아도, 이메일을 두 통이나 보냈는데 답변도 없더군요. 첫 이메일을 보니까 블랙베리에서 보낸거였는데, 블랙베리는 이메일을 자동다운로드 하지 않나 봅니다?? 벌써 14시간째 답장이 없네요ㅠ_ㅠ

카드야 다 정지시키고 재발급요청했으니 언젠가 올 것이라서 괜찮지만 (당분간 금전적 어려움보단, 금전적 불편함은 있겠지만요) 운전면허증이 없으니 이거 뭐, 운전을 할 수도 없겠고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는겁니다!!!

결국 모험을 했지요. 무면허로 집으로 돌아오기!! 집에 예전 만료된 면허증이 있었기에 임시로 그거라도 들고다니며 경찰관 형님들께 애걸복걸하면 대충 통하지 않을까... 감히 추측을 해 보지만, 혹시 보스턴 지역의 면허증 법에 대해서 잘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기 바래요ㅠ_ㅠ

제 육신과 정신의 혼을 쏙 빼둔 토요일을 마치며, 전 이만 자려가렵니다.
- 호환성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