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큰 변화가 찾아온지 벌써 한달이 지났다. 약 6년정도 전부터 구상해오던 미래가 있었기에 벌써 결혼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더군다나 작년인가, 한국에서 가장 대관료가 비싼 식장이 신라호텔이라는 기사를 보고 '저런데서 결혼하는 사람들은 정신이 나갔는갑다'했는데, 내가 거기서 식을 올릴 줄은 생각도 못했다. 물론 규모가 그런 기사보다는 훨~~~~~씬 작았지만.


신혼인생 summary (인지, 푸념인지...), here we go.





사위도 아들이라며 아껴주시는 아버지와 애정표현을 계속 해주시는 어머니와, 기타 다른 좋은 것들, 점들도 많이 생겼고, 무엇보다도 동요에서나 나오는 토끼같은 마누님이 내 옆에 있다. 하.지.만. 자유를 잃었다-_-a 그건 뭐, 마누님도 마찬가지겠지. 하나가 아닌 둘이라고 해두자.


그리고... 내가 그렇게도 가고싶어했던 하와이를 다녀올 수 있었던 것은 덤! 막상 가서 꼭 가고싶었던 두 곳을 (하나는 게을러서, 하나는 사전에 알지 못해서ㅠ) 못 갔기에 한번 더 가야겠다.


서울에 살게되어 괌, 사이판, 필리핀, 베트남, 팔라우, 홍콩 등등, 보스턴에 있을 때는 언제나 갈 수 있을까? 했던 곳들을 좀 더 자유롭게(?)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날씨가 매우 덥다. 항상 직장 및 비지니스 기회만 되면 떠나고 싶어했던 보스턴이었는데, 이렇게 그리울지 나도 몰랐다. 요즘 더위에 머리가 이상해지는 것 같다. 참고로 연락 잘 안하지만 그래도 친하다고 생각하는 동생 하나는 나에게 머리가 어떻게 됐냐고 직격타를 저번달에 날려주셨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안경을 벗으면 내 눈은 제 구실을 못한다. 여자와 살게되어 화장실에 뭔가 이런 저런 병들이 많은데, 이 집에서 처음 이틀정도는 샴푸펌프인줄 알고, 그 통에서 쭉쭉 짜서 머리를 감았다. 참 거품도 안일어나고 비눗기도 없는것 같아서 '이런 샴푸도 다 있구나...' 했는데, 알고보니 여성청결제였다-_-.


16년 만에 서울에 있는 미국 대사관엘 다녀왔다. 아니, 어쩌면 13년 만일 수도?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이 무지하게 많은 것 같다. 사람이 많다는 것을 깜빡하고 2시에 예약했지만 1시 35분쯤 도착하게 갔는데... 줄 보고 oh my f*cking God.... 그런데 미국 시민권자는 앞으로 오라는 사인을 보고 안도의 한숨. 그 긴~~~ 줄을 다 건너뛰게되니 뭔가 좀 상쾌했다.


대사관에서 혼인요건증명서를 작성한 후, 오른손을 들고 선서를 하는데 이 문서에 있는 말이 전부 사실이냐고 묻기에, 사실이라고 대답하면서도 조금 찔렸다. Are you currently single? 이라는 질문에 Yes라고 대답했기 때문. 뭐, 아직 혼인신고 한 적은 없으니까 법적으로는 single이라 법적거짓말은 아니겠지. 법적거짓말이라는 단어가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 없으면 뭐, 내가 이 단어를 만든 걸로 치자고.


아직도 혼인 신고를 못했다ㅠ 혼인요건증명서를 받은 후, 이것을 번역해서 구청에 제출해야 한다. 번역은 부탁해놨는데... 마누님이 구청에 갈 시간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남들은 결혼하면 살찐다던데, 난 살이 찌고 몸무게가 겁나게 쬐끔 줄어드는 불상사가 생겼다. 미국에 있을 때보다 몸을 더 많이 움직이는데, 막상 운동은 못해서 그런가보다. 있지도 않은 내 근육 그만 가져가고... 지방은 넘쳐나니 그만 줘도 될텐데.


몸을 움직이는 것 중에는 청소가 있다. 원래 매우 게으르지만, 그래도 하루죙일 집안에서 재택근무하며 쳐박혀있다보니 먼지 보일때마다 청소기도 돌리고, 그러다가 갑자기 걸레질도 하고 그런다. 누구더라, 연예인 한명이 따로 운동한 것은 없고 그냥 부지런히 집안일 해도 살빠진다고 했는데, 뻥인것 같다. 아니면 내가 집안일을 덜했나?


와인에 돈을 무지막지하게 쓴다. 사실 그래서 신난다. 마트가서 장보면 20만원 중 10만원은 와인이다. 아마 혼자 마시면 이틀에 한병도 다 마시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해서 안샀는데, 요즘은 한병 까면 하루이틀만에 다 마시니까 그런듯 하다. 물론 미니셀러를 선물받아서 그거 채우는 재미도 나름 쏠쏠하고, 매장에 매니져가 우리 부부를 기억해주는게 귀여워서 더 매출 팍팍 올려주려고 그러는 것도 있는게 아닐까. 그래도 맛난거 뱃속에 많이 넣고 있으니 좋게 생각하자고~ 담주쯤엔 아마 샤스스플린 두어병 더 가질러 가야할테다 +ㅁ+


2주 뒤면 서울을 떠야한다. 마누님 환자도 많이 입원하고 당직서느라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벌써 떠야한다니 뭔가 매우 아쉽고 섭섭하다. 당분간이기에 힘껏 버텨봐야지.